오늘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 은빈이가 1박2일로 수련회를 갔습니다.
광양 제철소를 견학도 하고,
다솔사에도 들러 점심을 먹고
하동의 청소년 수련원에서 1박을 한답니다.
그런 까닭에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 일어나 김밥
재료를 준비하여 김밥을 쌌습니다.
어제 오후,
잠시 귀찮은 생각에 다른 엄마들 처럼 분식집에 김밥 도시락을 주문을 할까...
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18년 동안 새벽밥을 지어 자식들 기차통학을 시키신 울친정엄마도 계시는데...
어디
정성껏 엄마가 싸 주는 도시락만 할까 싶어서
아이들 좋아하는 오이도 넣고 김밥을 쌉니다.
음료수병에 얼음도 두통이나
얼리고,
은빈 좋아하는 환타도 냉동실에 꽁꽁 얼렸습니다.
가끔 차를 타고 장거리를 움직이면
머리가 어지럽고 멀미가 난다는
딸 아이 때문에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도 준비 했습니다.
당근 채 썬 것도 볶고,
어묵도 졸이는데 은빈이는 스스로
일어나서
영어공부 아침학습도 알아서 하고,
옷이랑 양말도 척척 잘 챙겨 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난 은빈이의 귀뒤에
키미테를 붙여 주면서
여분의 키미테는 잘 보관하라고 당부를 합니다.
그리고 절대 선생님 말씀 하시는거 놓치지 말고,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 위험한 장난을 하지 말라고...
동전도 몇개 챙겨 주면서 혹시 공중전화를 할 수 있거든 꼭 전화하는 거 잊지말라고
했습니다.
하룻밤 자고 온다는 것이 이처럼 불안할지 몰랐습니다.
개구쟁이 동생 승완이 때문에
겨우 15개월 차이 밖에
나지 않는데도
돌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부터서
항상 큰 아이 대접을 받던 은빈이.
요즘에 들어서 아이들
수학여행길에 나선 버스가 사고나 나질 않나,
아이들 잠자는 숙소에 화재가 나서 대형 참사가 일어나질 않나,
딸아이를 보내는 제 마음은
그리 편치가 않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는 은빈이 앞에서
저는 절대로 걱정하는 표정을 짓진
않았지만,
아마도 오늘 밤 저는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아무 탈 없이 돌아온 후에야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릴 것 같은데...
유난히 잠자리에선 돈독한 남매의 정을 나누는 승완이는
누나가 차지하고 있던 빈자리를 견디지
못하고
틀림없이 엄마,아빠의 침대로 찾아들 것 같기도 하고...
제 자신 스스로는 아이들 사소한 행동에도
너그럽게
넘어가는 통 큰 엄마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지도 않았나 봅니다.
항상 제가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딸아이에게 줄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잘 다녀 오리라 믿고
아파트 창문을 통해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작은 기도로
달래었습니다.
지금 흐린 하늘에 점점 밝은 햇살이 번져가고,
딸아인 벌써 두번의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아마도 휴게소에
들릴 때마다 전화를 하는가 봅니다. *^___^*
그 두번의 전화로 인해서 저는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밝아 오는
하늘처럼요.
은빈이도 수련회를 다녀와서 한층 더 생각이 폭이 넓어졌으면,
가족의 소중함과 개구쟁이 동생에 대한
너그러움도
배워왔으면 합니다.
-이궁~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줘도 괜찮은데...
웬 욕심이...^^*
이제
이 글을 마무리 짓고
모자라는 컴퓨터 실력을 보충하고자
외출을 해야 합니다.
어제 이곳의 독자 분이 30명을 돌파(?)를
했습니다.
가만히 보니깐 제가 올리는 칼럼수와 독자분의 숫자가같은거 있죠? ^_____^
그럼 1000회를 올리면
독자분도 1000분? *^_~*
독자분 한분, 한분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을 만큼
모든 분들 제게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외출에서 돌아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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