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오늘 아들아이가 중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공동구매한 교복을 폼나게
입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했습니다.
어젯밤 엄마가 산뜻하게 다려 준 파란색 와이셔츠를 입고,
곤색 넥타이도 매고,
그 위에 조끼와 바지, 겉옷을 입은 모습이 더욱 씩씩해 보이고 믿음직스럽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아들아이에게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이 떠 오릅니다.
아들아이가 7살이었을 때 자전거에 발이 끼여서 빠지지 않은 탓에
119차 3대가 요란스럽게 출동하여 온 동네를 발칵 뒤집어 놓던 일 하며,
초등학교 입학한 그해에 옆반 아이가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괴롭히지 말라고 나섰다가 온 얼굴에 손톱자국으로 범벅이 되었던 일 하며,
(그래서 지금도 눈밑에는
3cm정도의 흉터가 있습니다.)
손톱자국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교실에서 같은 반 아이가 쏜 장난감 총알에 왼쪽
눈동자가 맞아 실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한 절망감에 마음을 조였던 시간도 있었고,
이제는 괜찮겠지...하고 마음을 놓았던 초등학교 4학년때에는
아들아이에게 교통사고를 냈다는 당사자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러고도 6학년이던 지난해 늦가을에는
급식소로 향하던 중 새로 전학을 온
아이와 사소한 몸싸움을 벌이던 끝에
그 아이의 손가락에 금이 가서 기브스를 해야 했다는 전화를 받고서
담임선생님께도, 그 아이의
엄마에게도 몇번이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 했고,
아들아이 또한 치아 교정을 하느라고 교정기를 부착한 탓에
입안에
심한 상처가 나서 한동안 마음이 언짢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아들아이와 연년생인 딸아이가
1년 먼저 같은 중학교를 입학할 때에는
마치 새로운 교복을
입고 입학하는 사람이 저 자신인 것처럼
그렇게 마음이 설레이고 가슴이 두근거리더니만,
이번 아들아이의 입학을
앞두고서는
딸아이때처럼 설레임도, 두근거림도 없이
과연 처음 입게 되는 교복이 개구장이인 아들아이에게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만
들었는데
오늘 아침 교복을 폼나게 입고서
새로 산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새로 산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들아이의 모습은
참으로 대견하고 믿음직합니다.
아들아이가 교복을 입고 발걸음도 힘차게 학교로 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베란다 창문 곁에 서서 지켜 보면서
아들아이가 새로운 학교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하루속히 새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그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언제나 몸 건강하기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 꼭 이룰 수 있기를...
언제나 밝고 옳은 길만을 걸어 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한참동안을
기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