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베개 엄마 되어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읽기 아까운 글...^^

은별(한명라) 2007. 10. 12. 22:43

 

 

지난 9월 18일에 3박 4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은빈이의 한빛고등학교 1학년 지리산 체험학습이 태풍 '나리'로 인하여

10월 2일로 연기되었었습니다.

 

여기에 올린 글 2개는

10월 2일부터 10월5일까지 3박 4일동안 지리산을 도보로 체험한 은빈이와 같은 반 승호의 글입니다.

 

유난히도 산을 타지 못하는 이 엄마를 그대로 닮아서

고생을 지지리 했다는 은빈이와 낙타 승호가

 

3박 4일간의 지리산 고생담을

한빛고등학교 학급일기에 써 놓았는데,

혼자 읽기에는 너무나 재미있고 아까워서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은빈이의 무거운 배낭을 대신 짊어지고

지리산을 힘들게 올랐다는 별명이 낙타라는 이승호 학생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자~ 그럼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한라 : 지리산 고생담

            홍  은  빈

 

| 2007·10·06 01:41 | HIT : 114

도착하자마자 바로 글쓴다.
왜냐면 나 내일부터 숙면 들어갈거거든.

솔직히 나 진짜 산 못탄다.
그래서 지리산 가기전에 엄마도 엄청 걱정하고
나도 내가 걱정되고 그랬다.

그래도 일단 가야만 하는 거니까 갔지.

첫날 중산리.
언니들이 진짜 말 그대로 엄청 힘들다고 해서 되게 걱정했다.
근데.......... 진짜 힘들더라.
진짜 쪽팔렸는데 가면서 쫌 울었다.
자꾸 나 혼자 뒤처지고 짐 되는거 같아서 울었고 너무 힘들어서 울었고.
진짜 거기 올라가 본 사람만 아는 일이니깐.
그리고 장터목 산장 맨 마지막으로 혼자 도착해서
딱 앉았는데 진짜 눈물이 쏟아지더라.
진짜 내가 여기까지 온게 신기하고 대견하고 등등등
어휴 그 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네.

여튼 첫날 진짜 힘들고 힘들게 고생해서 도착.

둘쨋날. 천왕봉 일출을 보러 4시 반에 출발해서 진짜 힘들게 올라갔다.
진짜 힘들었다. 진짜 힘들었다. 진짜..............
또 거기서 찬희 보화만 하는 해프닝도 생겼고 휴우..............
너무 흐려서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그거 보려고 그 고생해서 갔는데 못보니까 너무...........아쉽고 슬프고 안타깝고.
천왕봉 갔다와서 또 내가 맨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어휴 이 찌질한 인생..........................

이번엔 나처럼 진짜 못걷는 사람만 선두로 먼저 보내졌다.
나랑 강주희샘, 손유리샘, 보화, 아림이.
이번엔 벽소령 산장까지였는데
길은 수월한 반면 ( 사실 나한텐 절대 수월하지 않았다. )
거리가 또 장난이 아니라서.
또 다리에 힘풀려가는거 잡으면서 겨우 겨우 도착.
그날 백두 금강애들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든지.
진짜................... 너무 반가웠다.
나 이날 진현이 슬리퍼 잃어먹었다.
진현아 미안.
나 니 슬리퍼 사줄게. 275 기억하고있다.

또 셋째날.
오 진짜.............나 진짜 여러번 죽었다.
이 날은 노고단 산장까지였다.
백두애들이 어찌나 겁을 주던지 ㅜㅜㅜㅜㅜㅜ
가파르고 가파르고 가파른 암벽만 끊임없이 나오고
내리막길은 힘빠져서 발가락 터질것 같은 때 딱 나오더라.
이날의 백미는 끝이 안보이는 600개의 계단들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놔 진짜.....
그리고 비까지 쏟아졌다.
나 진짜 너무 힘들어서 가만히 쉴때도 눈물콧물 죽죽 나오더라구.
그래도 끝에 쯔음해서 우리의 히어로 돌격대들이 나타났다.
우리 제일 잘생기고 멋진 낙타는 내 가방을 들어주었지.
나 진짜 짐마저 있었다면 중간에 진짜 쓰러졌을거야.
낙타 진짜 감사해.
우리 나중에 닭 한번 먹자.ㅜㅜㅜㅜㅜㅜㅜㅜ
물론 내가 쏘는건 아니고.

그리고 대망의 막날 !!!!!!!!!
아놔 진짜 나 이날 성삼재에서 차타고 붕붕 신나게 갈 줄 알고 진짜 좋아했다?
근데 우리 강석대장샘이 화엄사로 그냥 걸어간다고 하시는거야ㅜㅜㅜㅜ
솔직히 진짜 짜증나고 화나고 뭐라 할말이 안나왔다.
어이가 없어서 ㅜㅜㅜㅜㅜㅜ
진짜 샘한테 화났다.
근데 샘. 지금은 아니에요. ^.^
어찌어찌해서 돌이 아주 쏙쏙 거칠게 박힌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또 자꾸 눈물이 났다 ㅜㅜㅜㅜㅜㅜ
아 진짜 나 너무 찌질해
그래도 손은주샘이 옆에서 손도 잡아주고 얘기도 해주고 해서
진짜 겨우겨우 내려왔다.
은주언니 고마워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화엄사에서 스님들 보일때 그 감동 진짜 ㅠㅠㅠㅠㅠㅠ

그래. 이렇게 지리산고생담은 끝났다.
뒤에 뭐 화엄사 구경하고 라면 먹고 버스타서 목욕탕간 건 살짝 생략하고.

가면서 수없이 발톱 깨지고 물집 잡히고 발목 꺽이고 했지만 난 괜찮다.
왜냐면 이제 내 인생에 산이란 없으니까.^.^
그래도 막날에 지리산 종주의 끝맺음을 확실하게 하게 해주신 강석샘.
저 진짜 오늘 못잊을거 같아요.
강주희샘 손유리샘 같이 왕고생하고 ㅠㅠㅠㅠㅠㅠㅠ
손은주샘 뭐라 감사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오늘 분당까지 태워주신 훈남 찬이아버님 진짜 감사드리고.
또 까칠한 찬이. 나 나름대로 많이 도와주고 해서 고맙당.
내 가방 진짜 무거운데 엄청 많이 도와준 낙타는 말할 필요도 없고.

나 또 누구 까먹었을라나 ㅋㅋㅋㅋㅋㅋ
여튼 한빛인 모두에게 감사감사.

나 진짜 찌질하다고 말 들으면서도
이렇게 집까지 잘왔지롱. 엄마가 나 먹으라고 곱창 사 놨다.
내일 먹어야지. 난 잘거야.
얘들아 푹 쉬고 우리 언젠간 보자.

이젠 안 찌질한 홍은빈이.
222.110.58.55

 

 

 

한명라

 

 

딸아 미안하다. 많고 많은 것들중에서 하필이면
산에 오를때마다 맨 뒤에서 헤매는 것까지 이 엄마를 닮아서...ㅠ.ㅠ


이 엄마도 등산을 할 때마다 항상 맨 뒤에서 겨우 겨우 일행을 따라가는 것에 익숙한지라
엉덩이 무거운 네가 이번 지리산 등반에서 얼마나 고생을 할지는
눈에 환히 보이는 풍경이었단다.


하지만 돈을 주고도 그런 경험을 어디서 살 수 있을까?


아마도 이번 3박4일 동안의 지리산 체험학습은
너에게 두고두고 마음 뿌듯하고, 고맙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을 거라고,
네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경험으로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이 엄마는 확신을 한다.



새벽1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 피곤한 몸에도 컴퓨터를 켜고 자판을 두드리는 너를 보면서
엄마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한
남다른 경험을 한 네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아마 너의 생각의 폭과 깊이가
지리산 체험학습을 경험하기 이전보다 부쩍 넓어지고 깊어졌을거라고 믿으면서,


너의 배낭을 대신 짊어져 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구나~


은빈이를 포함한 한라반 친구들 모두,
그리고 이강석 담임선생님, 여러 선생님들께도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07·10·06 07:55

이승호 (낙타)
수고했다. ^^ㅋ

07·10·06 11:20

박흥규
은빈이가 뒤쳐진건 첫날뿐이고 매일 우리 앞쪽에 가던데...그 이유가 뭔진 몰라도.. 고생했다.

07·10·06 18:19

최민지
잘했어! 역시 ㅎㅇㅂ 최고야!

07·10·06 17:08

이현경
은빈아, 힘든거 꾹꾹 참고 종주했을 니모습 생각하니깐 대단하다는 말이 떠오른다.ㅎㅎ

07·10·06 22:24

김진영
수고해쪄 은빈

07·10·06 23:55

심소영
찌질팸회원님 수고하셧습니다

07·10·07 02:04

손은주
너의 몸개그를 보고 싶었는데.....아쉽다.

07·10·08 08:59

 

 

 

 

3박 4일간의 지리산 도보 체험... 자~~ 힘든 여정이 시작됩니다~

 

 

 

힘든 산행중, 계곡에서  잠시 쉬면서 주먹밥을 먹는 은빈이...

 

 

 

은빈이의 주먹밥 먹는 모습...엄청 맛나게 먹습니다~~^^

  

 

        한라  :  지 리 산

                 이  승  호

             | 2007·10·05 20:30 | HIT : 113
힘들거라고 각오는 하고 갔지만 정말 힘들었다.
지리산 첫날, 난  설레기도하고  두렵기도한 마음으로 지리산에 첫발을 내딛었다.  
처음에 중산리부터 시작해서 장터목까지 가는데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조금 X같았지만 재미있고 저녁을 짓는 준비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아래에서는 덥더니 산으로 올라오니 꽤 추웠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것 같았다. 난 밥을 먹는데 약간 힘들었다.
왜냐하면  젓가락을 샀는데 기숙사에 놔두고 온거다 ㅠ..ㅠ  
정말 젓가락 없이 밥먹는게 힘들었다. 더 억울한건  젓가락이 8000원이었다. 꺄오오오오~~

이상하게 산장에서 자는 잠은 깊이 자지 못했다.
계속 이상한 꿈만 꾸면서 자고 깨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4시쯤에 일어나서 지리산의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올라갔다.
어두워서 손전등을 키고 갔는데 별로 필요하지는 않았다.
사실 내가 손전등도 샀는데 이것도 안가져왔다. 이건 4000원이다 -_-  거기다가 건전지 아오~~

천왕봉에 막상올라가서 보니 정말 장엄했다.
정말 산을 이래서 오르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겁나 추웠다.  
거기다가 일출을 보지도 못했지 ㅋㅋㅋ 완전 가지고 노는구나 ㅋㅋㅋ  
그래도 내려오다가 짝퉁일출이라도 봐서 좋았다. ㅎㅎ 멋있긴 했다.

천왕봉에서 내려와서 아침을 지어먹었는데 밥이 참 잘되었다. ㅋㅋㅋ 내가 했거든

그후 벽소령으로 가기위해 또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별로 힘이 들지 안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꾸 종아리가 땡기고 어깨가 쑤셨다. 그래도 참고 갔다. ㅎㅎ
가다가마지막에 돌격대를 했는데 늦게왔다고 욕만 얻어먹었다. ㅋㅋㅋ
벽소령에 도착했는데 백두. 금강이 먼저 도착해있었다.
벽소령에서 저녁을 지어먹는데 자꾸 눈물이 날라그랬다.

우리조가 너무 그지처럼 부실하게 와서 라면 한개가지고 나눠먹으려니 정말 캐안습이었다.
난 일부러 조금만 먹었다. 배고픈데 -_-
대신에 카라멜만 겁나게 먹었다.
이제 카라멜 보면 토할꺼갔다.  욱...

벽소령에서 자고 아침에 우리한라는 조금 일찍 출발했다.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곤하고 지친 몸을 가지고 또 산행을 시작했다. 정말 힘들긴 했다.
하지만 즐겁게 가기 위해 일부러 장난도 치고 말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말이 없어졌다.

정말 산행중에 본게 경치는 개뿔이고 앞친구 뒤꿈치만 열나게 봤다. -_-  
그렇게 힘든 산행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삼도봉에서 쉴때  돌격대가 출발했다.
나도 돌격대에 지원했는데 그게 아무나 하는게 아니었다.
가다가 은x이라는 애꺼도 같이 들고 가방을 앞뒤로 매고 갔는데
정말 그렇게 캐고생한적은 처음이었다.
난 또 빨리가고 싶은 마음에 막 달려갔는데 가다보니 점점 다리와 어깨의 느낌이 사라지면서 나름 환희를 느끼게 해주었다.
가방을 2개로 매고가다보니 만나는 등산객들이 막 칭찬을 해줬는데 그때 기분이 좋았다

ㅋㅋ 근데 나중에는 진짜 가방버리고 싶었다. -_-
그래도 창훈이와 같이 노고단산장에 도착했다.
아 정말 산장에 도착했을때의 그 쾌감은 정말 아오~~

근데 창훈이가 조금도 쉬지않고 다시 올라가자는 것이다 -_-
아  나 정말 돌아버릴거 같았다. 그래도 반장다운 면모를 보이기 위햇 같이 갔다. ㅋㅋ  
그렇게 돌격대를 끝내고 산장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또 눈물나올려고 했다. -_-
진짜 우리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신기하다 정말

글케 지리산 산행을 끝났다.
내가 쓴걸 보면 그냥 존나게 산행하고, 밥먹고, 산행하고,
이런거 같지만 그건 아니다. 정말 많은걸 본 거 같다.
지저귀는 새와 푸른 나무들 칼날같은 바람, 그리고 곰...  
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온 것이다. 아하하하하 (퍽)

암튼 지리산 종주는 내 인생에 있어서 참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이 될거같다. ㅋㅋㅋ

왜냐 난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산행이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댓글 좀 달아주세요
안녕하세요
122.252.100.67

 

 

나경수

 

 

아침에 일곡180번에서 너희들 지리산 갔다 차 타고 학교 가는 거 봤다.

07·10·05 21:25

심소영
진짜 생생하다. 웃겨미칠꺼같아 후.....

07·10·05 22:03

박흥규
정말 별명하고 잘어울리는 산악형 낙타였어. 돌격대로서 몸사리지 않고 희생하던 승호의 감투정신 참 대단했어. 마지막 하산길에서 ㅉ ㅗ ㄱ팔림만 없었으면 더 좋았을 걸...손바닦 괜찮니?

07·10·06 18:22

최민지
어머, 찬이 아버님. 센스?!

07·10·06 17:10

이현경
댓글 달아주로 왔단다ㅎㅎ 길게도 썼네~
너 곰도 봤어?.. 어디서?! 와.............부럽다.
지리산 산행, 그 순간은 힘들었어도 집에와서 생각해보니깐 재밌었다는 생각 들지않냐?ㅋㅋ

07·10·06 22:16

이현경
낙타 나 니말에 공감................
나도 지리산산행.. 내 인생의 마지막.... ㅋㅋㅋㅋ

07·10·06 22:17

 

 

 

 

10월 3일.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하는 싯점부터 힘들어 하는 은빈이와 낙타 승호가 보입니다~

 

 

 

보는 사람마저도 힘들게 하는 은빈이 산행 모습...^^

 

 

 

궁둥이를 뒤로 빼고 산에 오르는 모습이...

꼭!! 제 모습을 보는 듯 하여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