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넓은 집

20여년 만에 방송을 통해 만난 큰집 오빠...

은별(한명라) 2008. 12. 9. 16:40

 

12월의 첫날 오후,

동생 뻥순이 엄마가 세째언니의 전화를 받고 달려와서는

지금 텔레비젼에 큰집 오빠 내외분이 엿을 만드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전해 줍니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TV를 시청할 수 없기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재방송으로 볼 수 있겠지하고...아쉬운 마음을 달래 봅니다.

 

며칠이 지나서 문득 큰집 오빠가 출연했다는 프로그램을 찾아 보았더니

12월 1일, KBS '6시 내 고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KBS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다시 보기를 통해서 큰집 오빠 내외분을 만났습니다.

 

12월 1일 <쌀엿부부의 고소한 인생>으로 소개된 큰집 오빠 내외와

큰집 동네 풍경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어린시절, 추석이나 설날이면 자주 찾아갔던 전북 삼계면에 위치한 큰집.

아마 제가 큰집을 마지막으로 찾았던 적은 결혼을 하기 이전인,

20여년 전쯤이 아닌가 싶습니다.

 

큰집 오빠의 연세는 어느새 76세가 되었고,

올케언니의 연세는 73세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20여년전에 만났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젊은  50대 중년의 오빠, 언니가 저의 기억속에 남아 있었는데

어느새 70의 나이를 훌쩍 뛰어 넘은 큰집 오빠, 언니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한참동안 보고 있노라니,

큰집오빠의 여전히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과 올케언니의 순박한 말투와 표정들이

20여년전과 변함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오래전부터 큰집 동네에서 만들어진 쌀엿의 맛은 소문이 났었습니다.

겨울철이면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쌀엿을 고느라 집집마다 농사철보다 더 바쁘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저 또한 친정아버지께서 두어차례 시댁으로 보내 주신 쌀엿 맛을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도 엿맛이 단데도 질리지도 않아 자꾸만 먹게 된다고,

엿이 바삭거리는 것이 입에 들러붙지 않아서 좋다하셨고

사돈이 보내 주신 귀한 엿이라며 손위 시누네와 형님네까지 나눠 주시고는 했었습니다.

 

그렇게 맛만 보았던 쌀엿을 큰집 오빠 두 내외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신기하기도 하고...흥미롭기도 합니다.

 

참으로 오랫동안 큰집 동네를 잊고 살아왔습니다.

 

언제 한번 친정에 들리게 되면,

친정집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큰집 오빠 내외를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

넓다란 냇가를 끼고 돌면 커다란 물레방앗간을 지나야 했던,

저의 어린시절 추억들이 큰집 동네 뒷동산을 비롯하여 여기 저기 잠들어 있는

큰집을 꼭 찾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