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베개 엄마 되어

최우수상 우리 아들...

은별(한명라) 2009. 9. 29. 17:18

 

어렸을 때, 그토록 개구장이였던 승완이가 어느새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화장실에 있는 일회용 면도기를 보면서

"승완아~ 너 면도하니?"하고 물었더니

"1주일에 한,두번씩요~"합니다.

 

몸매가 조금 말랐지만, 아빠보다 더 큰 키의 아들아이를 보면

내심 마음으로는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아들이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담임 선생님과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얼굴을 마주 하거나

개인적인 전화를 통화해 본 적도 없는 저는

그냥 아들이 학교 친구들과 별 탈없이 학교생활 잘 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아들이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고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요.

 

그 최우수상이라는 것이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습게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상입니다.

 

아들이 지난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을 때,

겨울방학 숙제로 학교에서 지정해 준 책 4권을 방학동안에 읽고

개학하는 날, 예선 1차로 객관식 시험을 치룬다고 했습니다.

그 1차시험에서 각각 60점 이상, 그리고 전체 평균이 70점  이상인 학생들이

주관식으로 치루어지는 2차 시험에 참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방학동안 독서실을 다니는 아들에게 책이라도 읽으라는 의미로

저는 4권의 책을 모두 구입하여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은 그때 우수상을 받게 되면서 상장과 30,000원의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받아 왔습니다.

중학교때도 받지 못한 상을  고등학교때,

그것도 강남에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받아 온 것입니다.

 

기분좋게 10,000짜리 문화상품권 1장을 저에게 선물로 주는 아들에게

여러차례 칭찬을 해 준 것은 물론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지난 겨울방학때처럼

4권의 책을 읽고 똑같은 방법으로 도서인증시험을 치룬다고 했습니다.

1학년때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2학년때는 이과와 문과로 나누어서 선정된 책도 달랐고, 수상자도 별도로 선정하는 점이었지만

지난 겨울방학때 처럼 책값이 아깝지않게  좋은 성적 거두라면서

선정된 도서를 인터넷에서 구입하여 주었습니다.

 

물론 그 결과로 이번에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답니다.

문과에서 1명, 이과에서 1명 선정되는 최우수상을 우리 아들이 받았다기에

얼마나 많은 칭찬을 해 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이번에는 최우수상이라는 상장과 도서인증시험에 합격했다는 두장의 상장뿐

상품이 없었습니다.

 

1학기때에는 우수상인데도 불구하고 문화상품권 30,000원을 주더니,

2학기때에는 최우수상인데도 문화상품권 1장도 없다니...

아들과 저, 그리고 심지어는 남편까지도 아쉬워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최우수상인데 상품도 없다냐~"하고요.

 

그래도 아들에게 비록 상품은 없지만,

아주 대단하다고 아끼지않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그날 이후로 휴대폰 문자로

"최우수상 아들은 잘 있고?"하며 아들의 안부를 물어 왔고,

저는 그 문자를 보면서 소리내어 웃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아들의 최우수상 수상은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전 아들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이번 여름방학때 신문칼럼을 적어내고, 또 자신의 생각을 적어내는 칼럼숙제가 있었는데

그 칼럼숙제에서 아들이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칼럼숙제에는 최우수상에게 30,000원의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준다는 겁니다.

 

이것이 웬일이랍니까?

어린시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했던 개구장이 아들이 연거퍼 2번의 최우수상 수상이라니...^^

 

어제(9월 28일) 보충수업과 자율학습까지 마치고 온 아들이

작은 봉투에서 3장의 문화상품권을 꺼내더니

저에게 1장을 선물로 줍니다.

 

역시 우리 아들 대단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예전에 아들이 학교 숙제로 일기를 써 놓은 것을 보면

고작해야 대충 서너줄 써 놓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어찌 되었건 아들의 두번 최우수상 수상으로

미처 우리 부부가 발견하지 못한 아들의 숨겨진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 그런 며칠이었습니다~ ^^*

 

 

 

아무래도 제가 고슴도치 엄마 맞죠? ^^